일상기록1 다시 정규직이 되었다. 나는 건축, 인테리어 설계 및 시공감리 일을 하고 있다. 뭐 하나에 빠져 사는 것이 대체로 환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삶이 이끄는대로 살아가는 중이라 보는 게 적절할 듯하다. 대학시절 건축과 철학 공부에 푹 빠져있었다. 건축이란 철학이나 표현하고자 하는 개념, 혹은 삶의 방식으로 공간을 구축하고 아름답게 디자인을 하는 행위인데, 그것으로 삶을 바꿀 수 있을 거라는 강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막을 알아갈수록 거대한 사치품이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긴 슬럼프에 빠졌다. 3년정도 공부했을 쯤이었다. 인도 네팔 등지를 여행하며 인간 존엄을 위협할 정도의 주거환경을 보았고, 한국의 주거 사각지대 실태를 파악하고, 나의 주거를 직면했을 때, 건축이고 뭐고, 삶의 문제란 삶을 대하는 태도임을 깨달았다.. 2020. 9. 25. 이전 1 다음